안녕하세요!
오늘 리프레시할 겸 소래산 갔다 왔어요.

소래산에 여러 가지 코스가 있던데 3코스를 선택했어요,
네이버지도상으로 난이도는 보통이고 소요시간이 1시간 50분 정도라서 딱 적당하다고 생각했어요 (과거의 나... 너무나 경솔했던 것)
3코스 갈까 생각중이신 등린이분들은 꽤나 위험하니까 진짜 다시 생각해보세요 (진지)

소래산 3코스 한쪽 끝인 김재로묘 가는 길에 벚꽃이 예쁘게 폈길래 찍어봤어요!


소래산 3코스의 한쪽 끝입니다.
산 주변에는 벚꽃이, 산 안에는 진달래가 한가득 펴있습니다.


3코스 초입부는 아주 완만해요~





한 200m 올라가니까 정말 큰 묘가 나왔어요.
숨도 잠깐 돌릴겸 멈춰서서 읽어봤네요.
이 묘지를 왼쪽으로 끼고 다시 천천히 걸음을 옮겼습니다.


밧줄 보이시나요ㅋㅋㅋㅋ
약간 가파르니까 잡고 올라가라고 만들어놨나봅니다.
밧줄을 잡다 말다 해도 올라갈 수는 있는 정도였어요.
집에서 싸온 방토 먹어야해서 밧줄은 오른손으로만 잡고 왼손은 사수했습니다. 그정도로 이때까진 여유가 있었어요.
얼마 안 있어서 평지와 밴치가 나왔습니다.
간만의 하이킹이서 그런가 페이스 조절을 못했나 여기 밴치에 앉아서 숨도 돌리고 집에서 가져온 방토도 허겁지겁ㅎㅎㅎ


이때부터는 꽤 오래 내리막길이뿐이었어요.
3코스가 두 봉우리를 지나는 건 알고 있어서 중간에 내리막길이 나올 줄은 알았지만
애써 힘들여서 올라왔고 정상까지 가려면 올라가기만 해도 모자란데 내려가려니 넘 아깝더라구요.
그래도 3코스 타기로 다짐하고 왔기 때문에 씩씩하게 갔습니다.
이때가 9시쯤이었는데 등산객이 한 명도 없었어요.
주말이긴 했지만 그렇게 이른 시간은 아니었고 3코스가 인기가 없낭..이러면서 걍 부지런히 움직였습니다.


다시 오르막길을 조금 타고나니 헬기장이 나왔어요!
여기서 정줄 놓고 직진하면 안되고 헬기장 왼쪽에 끼고 돌아서 가야해요.






이때부터 등산객들이 한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길 옆에 작은 시내가 흐르고 있었어요.

근데 이때 처음으로 난관에 봉착했어요. 지도를 봐도 어떻게 가는 건지 모르겠는 겁니다!
제가 저 위치에서 이제 갈림길 앞에 섰어요. 지도를 보면 왼쪽 길로 가는 게 맞는데 도저히 사람 다니는 길 같지 않았어요.
뭔가 되게 가파르고 등산로라고 하기에는 너무 정돈?되지 않는 길이었어요.
약간 당황하긴 했지만 이때까지는 정상 가고픈 맘은 변함없었기에 3코스에서 벗어나더라도 다시 뒤로 조금 가서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눈물을 머금고 다시 그전 갈림길로 간 다음에 윗길을 택한 겁니다. 오른쪽 사진은 그 윗길의 시작점입니다.
이때까지는 앞으로 펼쳐질 어마어마한 일은 감히 상상도 못했더랬죠,,,


슬슬 경사가 급격하게 올라가더니...


아예 그냥 바위만 잔뜩 있는 길의 연속이었어요.
위 사진정도면 그래도 흙길이 있는 편입니다.
경황이 없어서 이 뒤에 펼쳐지는 바위만 잔뜩인 그 길은 차마 찍질 못했어요...
계속 네이버지도를 보면서 갔는데 3코스임은 분명했어요.
전날 비도 왔던데다가 경사도 보통 가파른 게 아니었어서 미끄러질까봐 너무 무서웠습니다.
주변엔 아무도 없었고 그저 고요....
다시 돌아가고 싶어서 뒤를 돌아봤습니다.


낭떨어지 그 자체였습니다.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갈 수가 없었어요.
앞으로 계속 가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 등린이 주제에 등산 난이도 보통을 물로 보다니~! 맛 좀 봐라!)
인적이 아예 없어서 약간의 바스락 소리만 나도 무섭더라구요.
뭘 물어볼래도 누가 있어야 말이죠.
적어도 3코스를 벗어나는 불상사는 막으려고 (지도 보겠다고) 한 손으로 핸드폰 쥐고 올라갔었는데
이때는 지도고 뭐고 가방에 핸드폰 얼른 넣고 사족보행했습니다. 짐승이 따로 없었습니다.
진퇴양난 그 자체였고 부모님 생각나면서 약간은 울고 싶은 감정도 들었어요.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반가운 평지와 밴치가 나왔어요ㅠㅠ
그 밴치에 어떤 아저씨가 앉아서 뭔가 쿰척쿰척 드시고 계셨는데
무사히 바위길을 지나서 살았다는 안도감에 부둥켜안고 울뻔했어요ㅠㅠ
정상까지는 0.23km 남은 지점이었고 내려가는 길(내원사 행)로 눈을 돌렸는데
깔끔하게 정돈된 계단이 보였습니다.
여기까지 온 마당에 정상을 못 보고 가는 게 아쉬웠지만 하산을 선택했습니다.


내려오면서 정말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인터넷에 소래산 3코스 후기가 딱히 없는 건 다 이유가 있었구나
나란 녀셕.. 생각보다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한 놈이구나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살면서 첨이었으니까요)
죽음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구나
이제 등산 코스는 무조건 난이도 쉬움만 선택해야겠다
만만한 코스더라도 등산화는 꼭 챙겨신어야겠다..등등
계단 내려가면서 찬찬히 이너 피스를 되찾았고
날이 좀 흐려서 그렇긴 하지만 한 눈에 시흥시가 들어옵니다~



죽다 살아나서 그런가 (?) 꽃들이 더 예뻐보였어요ㅋㅋㅋㅋ


신나게 내러오다가 표지판이 또 보입니다.
정상까지 못 가서 아쉬운 맘에 절이라도 보고 가자 하고 내원사 쪽으로 향했습니다.
내원사 가는 길이 가장 짧은 길이라서 택한 거 아님. 암튼 아님...



진짜 걸은지 얼마 안돼서 절이 보였습니다.
가지 사이로 절 지붕 보이시나요ㅎㅎㅎ



산에는 진달래만 주구장창 보였는데
절 가까워져 오니 벚꽃이 참 많이 보였습니다.
공사 중으로 제가 상상하던 고즈넉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얼마만에 (?) 밟아보는 아스팔트인지!
멀고도 험했던 (?) 산행이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소래산아 즐거웠어~
그치만 당분간은 보지 말자!ㅎㅎ



전날밤부터 등산 후에 뭘 먹을지 고민이 정말 많았습니다.
삼미시장 안에 있는 예담 삼계탕을 먹으러 가기로 했어요!



본의 아니게 오픈런을 하게 됐고 손님이 저 밖에 없었어요..
삼계탕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식당 여기저기 둘러봤습니다.
들깨 삼계탕으로 유명한 곳인 만큼 들깨의 효능도 써있었어요.



드뎌 나온 들깨 삼계탕!!!
예상대로 정말 걸쭉 꾸덕했어요! (완전 내 스탈)
살이 정말 연하고 닭 안에 밥도 알차게 들어있어서 정말 배부르게 잘 먹었습니다~

삼계탕 완그릇하고 호떡 한 사바리!
시장까지 왔는데 호떡 안 먹을 수 없잖아요ㅋㅋㅋㅋㅋㅋ